2015년 7월 26일 일요일

꽃과 나비

꽃은 늘 제자리를 지키며 그 곳에 서 있었다.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빗줄기, 가끔 불어주는 바람 정도면 충분히 행복하다고 생각했다.

그러던 어느 날 꽃에게 한 마리 나비가 날아 들었다. 나비는 그 꽃이 맘에 들었던 것인지 종종 찾아 왔다.

하나의 계절이 지나가는 내내, 그렇게 나비는 꽃의 일상이 되었다.

또 하나의 계절이 지나가던 어느 무렵, 행복한 날들이 끝나가고 있단걸 알 수 없었던 어느날 꽃은 생각했다, 나비는 날고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.
그리고, 더이상 나비는 찾아오지 않았다, 꽃은 다시 혼자 남겨졌다.

오늘도 꽃은 늘 같은 곳에서 나비를 기다린다. 다만, 기다리는 것이 나비인지 혹은 그 나비인지는, 꽃으로서는 알 수 없었다.

나비를 몰랐던 그 때에는 알지 못했던 가슴 속 깊은 공허함을 느끼기 시작한다.
 
나는 한 송이 작은 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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